Protein myth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미신들.

영양학의 미래 5장 중에서 요약

역사

1839년 일군의 연구자들은 개에게 특정 요소가 결여된 음식을 계속 먹이면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산소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례였다고. 이를 계기로 핵심 영양성분이라는 개념이 탄생한다. 정말 중요한 물질로 여겨졌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of prime importance”이라는 뜻의 그리스 단어 “proteios”에서 파생된 “단백질prote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독일의 유기화학자 게르하르트 멀더(1802-1880)는 단백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유기물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백질이 없이는 지구 상의 어떤 생명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단백질로 인해 생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독일 유기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스투스 폰 리비히(1803-1873)는 단백질이 “생명의 물질 그 자체”라고 평한다.

그로부터 40년 후, 그의 700여 명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칼 폰 보이트(1831-1908)도 스승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며 단백질 소비를 권장했다. 그는 영양학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그는 매일 52g 정도의 단백질이면 충분하다는 점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근거 없이 그 두배에 이르는 118g을 소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의 권위자들이 말하는 단백질이란 당연히 동물성 단백질을 이르는 것이었다.

칼로리라는 단어를 고안한 인물이자 에너지 대사 연구로 유명한 막스 루브너(1854-1932)는 보이트의 제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단백질이 “그 자체로 문명의 교환interchange of civilization”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기록에 따르면 영국인 의료 조언자였던 맥케이 소령은 인도의 벵갈리 부족 사람들이 다른 부족에 비해 더 많은 단백질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좋했다고.

그는 또한 “열등한” 종족은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저명한 영양학 연구자였던 H. H. 미첼도 같은 말을 했다. 미첼은 동물 단백질의 영양적 가치nutritional value를 계산하는 표준 계산법을 개발한 인물이다.

이러한 초기 연구자들의 영향력은 이후 이 분야에 오랜 시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칼 폰 보이트의 또다른 제자였던 W. O. 앳워터(1844-1907)는 USDA의 첫 영양학 프로그램을 설립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100년이 지난 지금 미국 식습관 가이드라인 자문 위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정작용이 일어날 수만 있다면 초기 연구자들의 이러한 계보는 그 자체로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영양학 분야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차 대전 이후에도 USDA의 영양학자들은 여전히 단백질, 특히 동물성 단백질을 찬양하고 있다. 1943년에 제안된 “기본 음식 7개 그룹”의 내용은 현재까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동물성 단백질 측정하기: “고품질” 연막

동물성 단백질의 사도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품질이 좋다”고 단언하곤 한다. 이 신념의 기원을 추적하려면 품질 논의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단백질 발견 직후부터 과학자들은 단백질의 상대적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목표였으나 결국은 결함이 큰 방식으로 자리잡게 된다.

첫번째로 시도된 방법은 Protein efficiecy ratio(PER)이다. 식품의 PER은 단백질 섭취량 대비 체중 증가량으로 측정했다. 즉, 단백질이 신체의 성장을 촉진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 이 방법은 주로 인간이 아닌 축산동물에게 적용됐으며(이익 극대화를 위함), 인간의 건강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더 널리 쓰인 측정 방법은 생물학적 가치(BV)다. 일리노이즈 대학의 축산학 교수였던 H. H. 미첼이 1924년에 고안한 방법으로, 단백질 섭취 후 체내 잔류 질소를 측정하여 단백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지를 보는 방법인데, 질소로 단백질 효율을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당시에나 현대에나 없다.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미첼의 편견은 강력했다. 과거 맥케이 소령과 마찬가지로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열등한 인종이라고 여겼다. BVPER과 마찬가지로 현대에는 거의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방법이지만,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소개했다.

좀 더 최근에는 아미노산 점수(AAS)라는 계산 방법이 개발됐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이 인체가 필요로 하는 비율과 얼마나 근접한지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진지하게 수용한다면, 가장 품질이 좋은 단백질은 인육에서 얻을 수 있다. 단백질 소화율에 따라 보정한 아미노산 점수(PDCAAS) 등 다른 계산법도 있으나 모두 “효율이 높으면 품질이 좋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미노산이 항상 신체에 이로운 방식으로만 사용된다는 가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이같은 접근은 모두 과학적으로 별다른 근거가 없다.

게다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때 단백질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포화지방 등 수많은 성분들을 함께 섭취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단백질이나 아미노산만 고려해서는 안되고 전체적이고 더 넓은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게다가 동물성 단백질의 장점이라고 여겨지는 효과조차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품질 좋은 단백질”이 어린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하더라도, 어린 시기의 신체 발달이 성인기의 신장이나 체격에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많지 않다. 아동 시기에 특정한 질병을 앓는 경우를 제외하면 신장은 유전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한 “품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성장 호르몬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성 호르몬, 더 빠른 2차 성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생식 기관의 암 발생율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동물성 단백질로 인한 이같은 부작용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대규모 중국 연구에 따르면 우유 기반의 카제인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는 성장 호르몬 및 암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반면, 소위 “품질 낮은 단백질”인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는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났다.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언어들

‘건강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동물성 단백질은 고품질”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정량화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BV는 나름 유용한 지표다. 다만 BV가 높으면 좋고 낮으면 나쁘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오독은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언어에서 기인하곤 한다.

예를 들어 국제 암 연구 에이전시(IARC)는 적색육이 발암물질이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색육 없이도 동일한 영양성분을 섭취할수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어떤 음식의 “생물학적 가치”가 높다면 암을 예방하거나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런 식의 이중적인 메시지는 매우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발암물질이며 온갖 부작용이 있는데 어떻게 ‘고품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품질 동물성 단백질”은 미신에 불과하다.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정책: 세상을 먹여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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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선행 연구들

19세기의 미신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을까? 왜 오류를 지적한 사람들이 없었을까? 사실은 저자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다만 지속적으로 잊혀지고 있을 뿐이다.

예일대 교수이자 미국 국립과학원의 회원이었던 러셀 키텐든(1856-1943)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칼 폰 보이트가 제안했던 하루 100-134g이 아닌 10-40g의 단백질만으로도 충분할 뿐 아니라, 그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에 좋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예일대 교수인 어빈 피셔도 운동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고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육류나 해산물을 먹지 않은 집단의 기록이 월등히 좋았다.

무려 백 년이 넘게 지난 후, 동일한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게임 체인저스”가 제작되었으며, 이 책을 쓰고 있는 현재 테네시 타이탄즈 NFL 선수들의 1/3 가량이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고 프로 골퍼 개리 플레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레슬링 선수 크리스 캠벨 등이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세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양학 연구자들 중 키텐든이나 피셔의 연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집단 사고: 보이지 않는 울타리Group thinking: The Invisible F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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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단백질과 불완전 단백질이라는 잘못된 이분법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단백질 함유 식재료는 완전 단백질이기 때문에 완전-불완전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다. 특히 유일한 불완전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인 젤라틴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물성 단백질은 완전 단백질이고 식물성 단백질은 불완전 단백질이라는 식의 구분은 날조이다.

참고: 완전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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